(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비타민 D는 뼈와 치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영양소다. 비타민 D가 없으면 뼈의 주요 성분인 칼슘을 흡수하지 못한다. 비타민 D가 암과 당뇨병을 예방한다는 설도 있다.
인체는 햇빛을 받아 피부에서 비타민 D를 합성한다. 이렇게 생성하는 비타민 D의 양은 거주 지역, 계절, 피부색 등에 따라 다르다. 특히 겨울철에는 비타민 D 생성이 많이 줄거나 완전히 멈춘다.
고령자는 여러 가지 이유로 비타민 D 결핍이 생길 수 있다. 외부 활동 위축으로 햇빛 노출이 줄어드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다.
이런 경우 비타민 D 보충제나 비타민 D가 함유된 종합비타민제를 복용하는 것이 노년층의 뼈 건강과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비타민 D 부족이 치매, 우울증, 당뇨병, 자폐증, 조현병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특히 나이가 들면 적정량의 비타민 D를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인지 기능 저하나 치매 등이 생길 수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권장하는 하루 비타민 D 섭취량은, 12개월 미만 400 IU(국제단위), 1~18세 600 IU, 19~70세 600 IU, 70세 초과 800 IU, 임신부나 수유부 600 IU다. 70세를 넘긴 고령자는 만 1세 이하 영아보다 100%, 다른 연령대보단 33% 많은 비타민 D를 섭취해야 한다.
그런데 너무 많은 비타민 D 섭취도 고령자에겐 문제가 될 수 있다.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고령 여성이 권고량의 3배가 넘는 비타민 D를 섭취할 경우 반응시간(reaction times)이 느려져 넘어지는 사고를 당할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7일(현지시간) 영국의 의학 전문매체 '메디컬뉴스투데이(www.medicalnewstoday.com)'에 따르면 미국 럿거스 대학의 수 샵시스 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미국 노인학회 회보인 '제론톨로지: 시리즈 A'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무작위로 뽑은 50~70세 여성들을 세 그룹으로 나눠 비타민 D가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각 그룹의 하루 비타민 D 섭취량은 각각 600 IU(NIH 권장량)·2천 IU·4천 IU로 차이를 뒀다.
권장량 이상을 섭취한 둘째·셋째 그룹은 모두 기억과 학습 능력이 향상됐지만, 동시에 반응시간도 느려졌다.
샵시스 교수는 "반응시간이 느려지면 넘어지거나 골절상을 당할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하루 2천 IU 이상의 비타민 D를 섭취하면 전도 사고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으나 그 원인은 특정하지 못했다.
그런데 샵시스 교수팀이 이번에 '반응시간'의 지연을 잠정적 원인으로 지목한 것이다.
하루 4천 IU의 비타민 D 섭취가 젊은이에겐 별문제가 되지 않으나, 고령자에겐 걷기나 붙잡기의 균형을 유지해 넘어지는 걸 피하는 능력을 저해할 있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한편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에 따르면 매년 65세 이상의 미국 성인 4명 중 1명꼴(약 2천900만 명)이 전도 사고를 당하고, 300만 명이 응급실에 실려 가며, 80만 명이 입원하고, 2만8천 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고령자 전도 사고로 가중되는 메디케어의 의료비 지급 부담은 한해 310억 달러를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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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3/28 17:1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