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에서 자본금 전액 출자… 10월까지 설립 완료
서울시 동작구(구청장 이창우)가 가칭 ‘어르신 행복 주식회사’를 설립한다. 어르신들의 일자리 제공을 위한 회사로 구청에서 초기 자본금 2억9000만원을 전액 출자하기로 했다. 10월까지 설립 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며 대표이사를 포함해 총 52명의 60세 이상 근로자를 채용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주민의 일자리를 늘릴 목적으로 주식회사를 설립하는 최초의 사례로 성공여부가 주목된다.
60세 이상 52명 고용해 청소대행업으로 시작
향후 150명으로 확대… 세차·택배업 분야 진출키로
◇주식회사 설립으로 일자리 창출=‘어르신 행복 주식회사’는 지난해 7월 취임한 이창우 구청장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어르신 일자리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주식회사 설립을 결정한 것도 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 일자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고정 수입을 통해 경제적 어려움도 해결하고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기 원하는 어르신들의 바람도 충족시킨다는 생각이다.
동작구의 65세 이상 어르신 인구는 2015년 5월 기준 5만3122명에 이른다. 이는 구민 전체의 13%에 해당하며 서울시 평균(12.3%)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어르신들에 대한 일자리 발굴과 복지 정책이 중요한 이유다.
목표는 정했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구청 담당부서인 일자리 경제과는 올 봄부터 다양한 방안을 연구했다. 주식회사 설립의 구체적인 청사진도 이 과정에서 탄생했다. 처음에는 협동조합 형태가 고려됐다. 그러나 구청이 협동조합을 운영하거나 지원할 수 있는 법적근거가 없어 최종적으로 주식회사의 형태로 결정됐다는게 구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어 회사 규모와 근로자 수, 업종과 경영방침에 대해 폭넓은 논의와 의견청취가 이뤄졌다.
실무를 담당한 동작구청 일자리 경제과 한상혁 팀장은 “주민참여 간담회 등을 통해 어르신들의 의견을 직접 들은 결과 가장 절실한 것은 일자리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회사 설립을 통해 단발성,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일자리 제공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동작구가 전액출자, 청소대행업 시작=‘어르신 행복 주식회사’의 사업 분야는 청소대행업이다. 초기에는 구청에서 발주하는 청소 용역이 주가 될 전망이다. 구 청사, 공단, 문화복지센터, 구내 공중화장실 등 구청 산하기관의 청소 용역도 함께 진행한다. 회사 운영이 안정되면 세차업이나 택배업 등 어르신들이 일하기 적절한 업종을 발굴해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사업 분야 선정과정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다. 기존 업체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야 하고 특별한 기술 없이 최소한의 교육으로 시작할 수 있는 업종을 고심했다.
청소대행업이 선정되면서 현재 구청과 산하기관에서 청소용역을 수행하는 분들의 고용 승계도 진행된다. 사업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1~2년 뒤에는 근로자 수 150명 규모로 크게 확대할 예정이다.
수익금은 어르신들의 급여와 운영 경비,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공익사업을 위해서만 사용된다. 회사 설립조례안에도 이러한 사안을 명시하고, 정관에도 수익금의 사용범위, 용도, 방법 등 공익 목적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힐 계획이다.
고용형태는 계약직이지만 매년 근무평가를 거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년인 70세까지 일할 수 있다. 본인이 의욕만 있다면 정규직 못지않게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셈이다. 급여는 내년부터 적용되는 생활임금(시급 6687원)을 지급한다. 근무조건은 주 5일, 하루 8시간이며 월 120만원 가량의 수입이 보장된다.
다양한 복리후생도 지원한다. 동 주민센터, 구내 복지관 등에서 실시하는 각종 문화·레저 프로그램의 수강료를 제공하고 관내 대형병원, 보건소와 협력해 정기 건강검진 서비스도 지원한다. 근로자 모집 시기는 논의 중이며 구청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만 60세 이상으로 동작구에 거주 중인 신체 건강한 구민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관건은 수익성 확보 여부=설립 과정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8월중 조례 제정을 거쳐 9월에는 정관 작성에 들어간다.
10월중 이사 및 감사의 선임과 대표이사 채용에 이어, 10월말까지 사업자등록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회사가 설립되면 구청은 매년 경영상태만 평가하게 된다. 근로자의 월급과 부대비용은 회사의 수익금으로만 충당되기에 경영을 책임질 대표이사의 역할이 막중하다.
한국 고용정보원 관계자는 “‘어르신 행복 주식회사’의 관건은 지속적인 수익성 확보 여부”라며 “공공 기관의 일감뿐 아니라 향후 민간 영역의 일감을 얼마나 끌어올 수 있느냐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 형태이기 때문에 수익성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좌우될 수밖에 없다.
동작구청 한상혁 팀장은 “지역 어르신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구민들의 지혜를 모은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최초의 사업이기에 다소간의 시행착오도 각오하고 있다. ‘어르신 행복 주식회사’가 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 백세시대 http://www.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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