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이 곰팡이일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페인 마드리드 자치대학의 루이스 카라스코 박사는 사망한 치매 환자들의 뇌에서 진균(곰팡이) 감염의 흔적이 발견됐다면서 이 같은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AFP통신과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15일 보도했다.

사망한 치매 환자 11명을 부검한 결과 뇌조직과 혈액에서 여러 종류의 진균 세포와 진균물질들이 검출됐다고 카라스코 박사는 밝혔다.

치매 환자가 아닌 일반 사망자 10명의 뇌에서는 진균의 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카라스코 박사는 치매의 특징인 느린 진행과 염증은 진균감염의 특징과도 일치한다면서 진균감염이 치매의 원인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임상시험이 필요하겠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현재 진균감염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각종 항진균제들이 치매 치료의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또 지금까지 치매의 주범으로 지목돼온 뇌신경세포의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을 억제하는 실험 약물들이 모두 임상시험에서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 이유에 대한 설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전에 치매 환자의 뇌에서 바이러스 또는 박테리아의 유전물질이 발견된 일이 있고 헤르페스와 폐렴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들이 치매의 요인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된 일이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일부 과학자들은 치매가 일종의 전염병일 수 있으며 아니면 최소한 세균 감염이 치매 위험을 촉진하는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러나 영국 알츠하이머병 연구소의 로라 핍스 박사는 이것만으로 진균감염이 치매의 원인인지 아니면 치매 위험을 촉진하는 것인지를 판단할 수는 없다고 논평했다.

또 진균감염 시기가 치매 이전인지 이후인지도 알 수 없다고 그는 지적했다.

부검 대상 환자들이 다른 질병으로 인해 진균감염 위험이 높았던 사람들일 수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게재됐다.

skhan@yna.co.kr

 

 

기사원문 -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5/10/16/0200000000AKR20151016046200009.HTML?input=1195m, 연합뉴스